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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복싱협회 첫 여성 국제심판 이혜옥씨와 심판위원들

25.05.15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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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청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종별선수권 대회를 2주간에 걸쳐 연속 참관했다.

현장에서 필자는 이용장 심판위원의 도우미 역할로 모처럼 다수의 대한 복싱협회 심판위원들을 취재했다.

이 중 이혜옥 심판위원은 지난 2011년 9월, 복싱 백년사에 여성으론 최초로 국제복싱연맹(AIBA) 국제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상징적인 심판위원이다.

이용장 위원의 전언에 의하면 영어 회화를 자유자재(自由自在)로 구사하는 국제심판 이혜옥 위원은 수도경비 사령부에서 근무한 여군 출신이다. 1994년 여군 중사로 전역한 이래 1997년부터 복싱 심판위원으로 활약해 왔다.

서울에서 100회 전국체전이 벌어진 어느 날 WBA 슈퍼 미들급 백인철 챔프와 함께 필자가 아마추어 경기장에 동행 했을 때 일이다.

백인철 챔프와 이혜옥 위원이 조우(遭遇)하자 뜻밖에도 두 사람은 상호 간에 인사를 주고받으며 담화를 나누었고 그 장면이 필자에겐 무척 인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태권도 3단의 경력보유자 이혜옥 위원이 수도방위사령부에 근무할 때 수방사 소속의 백인철 챔프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발생한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한편, 국제심판을 겸직한 조정숙 위원은 2003년도 인도에서 개최된 아시아 여자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 동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출신이다. 현역 시절 60Kg급에서 활동한 조 위원은 여자 복싱 국가대표 1세대 출신의 현역 심판위원으로 2018년 모범 심판상을 받았다.

잠시 후 이용장 심판위원의 오작교(烏鵲橋) 역활로 복싱협회 소속의 심판위원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었다.

전북 심판위원장 홍재현, 현 강원도 심판위원장 남지현, 전(前) 경기도 전무 임교준, 광주 출신 국제심판 김동준, 현 경기도 심판위원장 배석균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중 최고참 배석균 위원은 1966년 전남 영암 출신으로 한국체대 재학 시절인 1988년 제69회 전국체전에서 제1회 동아시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전북 대표 김장섭을 판정으로 꺾고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대한 복싱협회 심판위원으로 15년째 활동 중인 배석균 위원은 2018년 청양에서 개최된 종별선수권대회에서 모범 심판상을 수상한 베테랑 심판이다.

홍재현 전 전북심판위원장은 1992년 MBC 신인왕 우승자 홍현(용인대) 관장의 친동생이다. 홍현은 아마추어 시절 신준섭, 최정진, 박종훈과 함께 1986년 창단된 동양제과의 창단멤버로 입단한 유능한 복서였다.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을 지낸 이용선 관장의 문하생인 이들 형제는 현재 전주에서 체육관을 경영하면서 수차례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확고하게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패밀리다.

이상우 기술 위원의 인천체대 선배인 장석근 심판위원의 모습도 필자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숨은 실력자 장석근은 1978년 제2회 김명복 박사 배 밴텀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상급 복서다.

상승세를 탄 장석근은 1979년 제7회 킹스컵 복싱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 비록 메달권에서 탈락했지만 섬세한 기교와 묵직한 파워가 조화를 이루면서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상우 심판위원은 기술 위원으로 승격(昇格)되면서 심판을 보면서 느끼는 단장(斷腸)의 고통에서 비로소 해방되었다는 소회를 밝히며, 심판진의 고충을 복싱 지도자들도 헤아려야 한다고 전했다. 원균(서인)과 이순신(남인) 장군이 죽을 때까지 싸운 이유는 서로의 입장이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처럼 심판과 지도자들도 이러한 시각 차이 때문에 판정 논쟁이 간혹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김원
용남 복싱협회 심판위
1970년 제주도 서귀포 출신의 김용남 위원은 김성은, 고생근, 고희룡, 이창윤, 신진수, 이신우 등 태백산맥처럼 연결된 제주복싱의 국가대표 계보(系譜) 한 축을 담당한 국가대표 출신이다.

특히 1989년 전국체전 8강전에서 아시아 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올림픽(애틀란타) 대표 출신의 왼솝잡이 복서 전인덕(원주시청)을 다운시키면서 판정으로 잡은 장면은 압권(壓卷)이었다.

현역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왼손잡이 복서 킬러로 명성을 얻은 고희룡(웅비) 감독의 지시하는 전략과 전술을 수제자 김용남이 스펀지가 물 빨아들이듯이 잘 흡수하면서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1990년 70회 전국체전에서 김용남은 라이트 플라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 이 금메달은 제주도팀 전체 유일한 금메달이었다. 김용남은 1992년 제3회 서울컵 복싱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명복서 출신이다.


이혁재(왼쪽부터), 강지숙, 유성재, 김태건, 최보근, 김형균(BOXㅡ1) 감독.

 모든 경기를 마친 다음 BOXㅡ1 김형균 감독을 만났다. 이번 대회에서 강지숙, 유성재, 김태건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1981년 서울태생의 김형균 감독은 실전권도 창시자 박현성 관장의 제자로 2002년 국내 최초로 이종격투기 대회인 K.P.W 대회에 출전, 준결승에 진출한 무도인 출신이다. 이를 발판으로 6월의 K.P.W 대회에선 4연속 1회 KO승을 거두면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4년 김형균은 <21세기 체육관>을 운영하는 박현성의 타계를 전환점으로 종합격투기에서 복싱으로 전환, 2019년 K.B.I 복싱대회 종합우승을 비롯해 5차례 종합우승을 일궈내며 출충한 지도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역시 현장에서 차세대 SM 복싱 클럽을 이끌고 갈 2명의 유능한 지도자를 만났다. SM 6관 우경식 관장과 SM 3관 목동역점 소현우 관장이 주인공이다.

1987년 경북 봉화 출신의 우경식 관장은 국민대학교 건강관리학과 석사 출신으로 서울특별시 복싱협회 공인 심판으로 현재 국민대학교 복싱부 전담 코치를 맡고 있다. 1991년 서울태생의 소현우 관장은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 실기 교수로 용인대학교 대학원 무도 학과 석사 출신의 엘리트 지도자들이다.

소현우 관장 역시 서울특별시 심판위원도 겸직하고 있다. 가장 형이상학적인 복싱은 상대의 펀치를 맞지 않고 공격할 수 있는 시야의 초점이 밝아야 함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동물적인 감각의 동체시력을 겸비한 유망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두 지도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컬럼을 마무리하면서 이 자리를 빌려 무뎌진 창과 녹슨 방패처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복싱의 재건을 위해 단결된 모습을 보여준 선수와 지도자 및 심판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