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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팔 챔프, 격투기 황제 이효필에 "이제 우리 복싱으로 한판 붙자"

26.08.10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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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무더운 여름 오후 SM 홍성민 대표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이유는 가까운 지인들과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시 모처에서 만찬이 예정되어 있으니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인근 불암산에서 힐링캠핑장을 운영하는 박종팔 챔프도 합류한다는 전갈이었다.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하니 ㈜프로코리아 오상환 이사, 전 서울특별시 체육회장 최성환 ㈜인덱스에프엔씨 최은승 이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WBA·IBF 2개 기구 슈퍼미들급 챔피언 박종팔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1955년 서울태생의 오상환 이사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삼촌이다. 그는 이광은 전 LG 트윈스 감독, 한명우 88 서울 올림픽(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조철제 전 대한 아마복싱연맹 전무, 김수홍 프로레슬링협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체육인 출신이다.

최은승 이사는 아마추어 생활체육대회에서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 생산되는 의류제품을 선수와 임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사업가다.

이 자리에 막차로 합류한 전 WBA 슈퍼미들급 박종팔 챔프는 2008년 운명적으로 지금의 아내(이정희 여사)를 만나 파란만장한 지난날을 훌훌 털고 2015년 불암산에 정착해 오늘에 이르렀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곳 불암산은 1950년 6·25 사변 당시 전선에 배치된 500명 가운데 후퇴하지 않은 20명의 유격대원이 게릴라전을 펼치다 1명의 대원을 제외하고 전원 산화한 유적지다.

이때 유일하게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강원기 대원에 의해 '불멸탑의 증언'이란 기록으로 남겨진 이름이 바로 불암산 유격대이다.

또한 불암산은 육당 최남선·벽초 홍명희와 더불어 조선의 3대 천재로 불리던 춘원 이광수의 소설에서 낭만적인 정사(情死)의 배경이 된 산으로 유명하다.

박종팔 챔프는 오는 10월10일 SM프로모션 제2대 홍성원 회장이 서울 금천구 10관에서 주최하는 제1회 프로복싱 루키((Rookie) 대항전에 참석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향후 홍성민 대표는 광화문 4거리에 특설 링을 설치하고 서울특별시 생활체육대회를 유치할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 박종팔 챔프는 방송 해설을 할 예정이다.

박종팔 챔프는 이왕 해설을 하는 마당에 관중들에게 분위기도 뛰울 겸 링 위에서 이효필과 한번 복싱으로 맞붙어 보겠다는 말을 가볍게 툭 던졌다.

그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던진 말은 진위(眞僞)여부를 떠나 언중유골(言中有骨)의 의미가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필자가 "형님, 이번 주 복싱 열전 기사를 '박종팔,이효필과 복싱으로 한판 붙자'란 제목으로 써도 되겠습니다"라는 말을 던지자 박종팔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종팔은 유일하게 이효필에게 복싱과 격투기에서 3연패를 당한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격투기 황제 이효필의 친동생이 광주 숭의고와 연세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과정을 살펴보면, 그 집안 내력은 발차기 종목에 일가견이 있는 우량 DNA를 보유하고 있는 것 같다.

박종팔 이효필 두 사람은 1958년생 동갑으로 고향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해남(이효필)과 무안(박종팔) 출신이어서 정서적으로 친밀하고 가까운 친구다.

만일 박종팔과 이효필이 복싱으로 대결을 펼친다면, 현격한 기량 차이로 야구로 표현하자면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 2군과 대결만큼 전력 차가 크다. 박종팔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어진 담화에서 박종팔은 후배들에게 교훈이 될 만한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복싱에서 승패는 연습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커다란 배도 조그만 구멍에 의해 침몰하듯이 신중한 자세를 잃지 않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박종팔 자신이 하룻강아지라고 폄훼(貶毁)한 라경민과 1983년 5월 대결에서 '동양 타이틀 16연속 KO승 제물을 삼을 것'이라고 믿고 링에 올랐다가 도전자 라경민에게 역으로 보기 좋게 7회 KO패 당했다.

패배 원인은 훈련 부족에 의한 체중조절 실패였다.

마찬가지로 1차전에서 박종팔을 KO 시킨 라경민도 1983년 9월 박종팔과 2차전에서 4회 KO패 당한 이유도 1차전에서 손쉽게 KO 시킨 박종팔을 종이호랑이로 격하시키면서 얕보다가 결국 당일 계체량에 실패하면서 박종팔의 파상공격에 샌드백처럼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4회 KO패를 당했다.

각설하고 박종팔은 일전에도 후배들에게 복싱에 유익한 정보를 언론을 통해 제공했다. 그는 복싱에서 KO승의 비결은 바로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들어오는 상대를 정확한 주먹으로 타이밍에 맞춰 가격하면, 50%의 파워만 실어도 누구나 KO 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쉽게 설명하면 물리학자 뉴턴의 제3 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원리만 제대로 응용하면 된다는 논리였다.

한국 복서로 최초로 신인왕·한국 챔피언·동양 챔피언·세계 챔피언을 순차적(順次的)으로 밟은 복싱 영웅 박종팔. 그는 현재 불암산 만여평의 울창한 숲속에서 자연인처럼 유유자적하게 생활하고 있다.

박종팔은 "바로 이곳이 바로 파라다이스 무릉도원(武陵桃源) 별천지"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현역 시절 46승(39KO)을 기록하면서 복싱계의 지존으로 불리던 그는 은퇴 후 사업 실패와 사기 피해로 전 재산을 탕진하며 극단적인 생각을 품을 정도로 바람의 등불처럼 위태로은 시기를 보냈다. 이제 새로운 귀인(아내)을 만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종팔은 지난날의 굴곡을 모두 접고 평범한 일상에서 텃밭도 가꾸고 약초와 나물을 심으면서 소소한 행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울로 올라온 초창기 짜장면을 배달하다 복싱으로 본격 전환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섰던 동양의 철권 박종팔. 남은 여생 후학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 할 수 있는 링 밖의 챔프 박종팔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