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대학부 복싱 무적함대로 거듭 태어난 용인대 복싱부

26.06.10 74

본문

기자명조영섭 복싱 전문기자



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인근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지난 4월 2026 전국 종별선수권 복싱대회 남자대학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용인대 복싱부 선수단을 위한 만찬 모임이 열렸다.

이날은 모처럼 명지대로 시선이 모였다.

스포츠 분야에선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한국체대, 용인대의 화려한 광채에 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대학이 바로 명지대다.

하지만 가요계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오동잎'을 부른 가수 최헌을 비롯해 이문세, 김광석, 심수봉, 김학래 등 굵직굵직한 대형 가수들을 배출한 대학이 바로 명지대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진표 교수가 총괄하는 용인대는 2026년 4월 경북 영주 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종별선수권 대회에서 김주영 감독과 유기적(有機的)인 하모니를 형성하며 60Kg급 이찬호, 65Kg급 이민재, 70Kg급 조권희, 90Kg급 신형진 등 4체급을 석권했다. 이로써 강력한 우승 후보 한국체대를 2위로 밀어내며 대망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중 이민재는 최우수선수(MVP)상을, 김주영 용인대 감독은 지도상을 받았다. 용인대는 지난해 열린 2025 회장배 전국 복싱대회, 2025 우승권 전국 시도 복싱대회, 2025 타이페이 시티컵 국제복싱대회, 제55회 대통령 배 복싱 대회를 휩쓸며 4관왕을 달성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용복회(용인대 복싱 동문회) 김영관 회장은 용인대 복싱 김수찬 선수 에게 동문회에서 모금한 격려금 5백만원을 전달하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2004년 부산 태생으로 국가대표 출신 김수찬은 지난해 106회 전국체전 금메달을 포함해 3관왕을 달성한 용인대 에이스다. 용인대의 전신은 1953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개교한 대한 유도학교였다.

1970년 서울 송파구 풍납동으로 이전하였다가, 1985년 용인시로 옮겨 오늘에 이르렀다. 초창기 용인대 복싱부 산파역을 담당한 인물은 송순천 교수와 조종득 조교였다.



이분들에 의해 1982년 청소년 대표 오종서, 1984년 제34회 전국 선수권 2위 김진표, 88서울올림픽 1차 선발전 우승자 백승영, 1988년 서울올림픽 국가대표 박병진, 1988년 제42회 전국 선수권자 오세한, 1990년 제2회 마닐라 시장배 은메달 김왕순, 1992·1996 올림픽 2회 연속 메달리스트 이승배 등 빼어난 복서들을 배출했다.

이 중 1983년 제13회 광주 대통령배 밴텀급 준결승전에서 오종서가 문성길(목포대)에게, 1987년 전국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김진표가 김광선(동국대)에 네임 벨류에서 밀려 안타깝게 판정패 당한 것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이후 송순천 교수 후임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김진표 교수가 용인대 복싱부를 맡으면서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2015년 대학복싱회장배 5연패를 달성하면서 무적함대의 위용을 전국에 과시한 김진표의 용인대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려 38회에 걸쳐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종합우승을 일궈내면서 폭풍 질주를 해왔다.

용인대는 전통의 명문 한국체대에 비해 전체 특기생 비율이 25%에 불과할 정도로 선수 수급에 열악한 환경을 딛고 걷어 올린 금자탑이었다.



이런 용인대 복싱부를 지켜보면 1978년부터 4년간 야구 명문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를 비롯한 강팀에 전혀 밀리지 않고 8차례 종합우승, 4차례 준우승을 창출한 동아대 야구부가 떠오른다.

당시 임호균, 김상훈, 김진욱, 조성옥, 박동수, 한문연이 활약한 강별철 감독의 동아대는 지방대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팀을 대학 야구 최강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1978년 대통령기 대회에서 동아대 임호균이 연세대 최동원과 18회까지 완투한 경기는 백미였다.

그러나 4년 반짝한 야구의 동아대에 반해 용인대는 15년이란 비교적 장구한 세월에 걸쳐 대학 복싱 선두권을 탄탄하게 유지한 팀이었다.

오래전 읽었던 고대국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나라엔 좋은 밭이 없었다. 밭을 갈아봐야 수확이 충분치 못해 그 나라 백성들은 늘 배고프고 굶주렸다.

가구 수는 3만 호에 달했다. 하지만 먹을 것이 부족하니 소식하는 것이 풍습이 되어버렸다. 또한 큰 산과 계곡은 많았지만 벌판과 호수가 없어, 산과 골짜기를 따라 계곡물을 마시면서 허기를 달랬던 민족이었다.

결국 이 나라가 그 무서운 헝그리 정신을 무기로 대륙의 곡창지대(요동)를 장악한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나오는 고구려에 대한 설명이다.

위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스포츠나 전쟁에서 심리적인 자극을 주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동기부여 (動機附輿)는 승패를 결정할 때 커다란 매개체 역활을 하는 동력이다.

김진표 교수는 프로야구 LG 염경업 감독처럼 선수 생활을 할 때 별다른 타이틀이 없는 평범한 복서였다. 대학 4년 동안 각종 대회에서 김남덕(동아대), 성광배(한국체대), 신주섭(대구대), 고인식(원광대), 김광선(동국대)의 견고한 벽에 막혀 선수 생활 동안 단 한 차례의 우승도 일궈내지 못했다.

그는 그런 현역 시절의 아쉬움과 미련을 뒤로 하고 지도자로 변신해 선수들 가슴에 목적의식을 심어주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 같은 선수들을 조련해, 대학 졸업을 할 때는 대부분 밝은 태양으로 빛을 발하며 사회에 진출하도록 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며 2016 리우올림픽 국가대표인 함상명을 비롯해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변방에 위치한 용인대 복싱팀을 정상권에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에 천군만마(千軍萬馬)로 등장한 인물이 지난해 용복회 10대 회장으로 추대된 김영관 회장이다.

현역 시절 한차례 대학 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용인대 86학번 김영관 회장을 구심점으로 89학번 김왕순 사무국장, 87학번 김학영 수석 부회장 등이 연합전선을 펼치며 용인대 복싱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김영관 회장은 모교인 용인대 복싱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은 만사를 제쳐두고 경기장을 방문해 지켜보는 책임감 강한 열혈남아다. 지난해에도 경기장을 찾아, 모교인 용인대 복싱 발전에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꾸준히 이어왔다.

끝으로 용인대 복싱 발전에 한알의 밀알이 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용인대 복싱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이번 주 칼럼을 마무리 한다.